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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호리아트스페이스, 조현정 첫 번째 개인전 '담장 너머의 숨'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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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2
(ㅍㅍㅅㅅ 백현석 기자)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5월 12일부터 6월 13일까지 조현정의 첫 번째 개인전 《담장 너머의 숨》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주목해 온 ‘경계’의 감각, 즉 분리와 연결이 공존하는 사이의 상태를 회화적 언어로 풀어내는 자리다.  조현정의 화면에는 햇빛이 드는 마당, 담쟁이넝쿨이 뒤덮인 벽, 희미한 낙서의 흔적, 겨울바람이 스친 오후 같은 장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며, 그 안에 머문 시간과 누군가의 흔적을 포착한다. 고요한 장면들은 작가의 관찰을 거치며 사물과 장소, 안과 밖 사이에 형성되는 미세한 관계의 정서를 드러낸다. 작품 전반에 걸쳐 ‘담장’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요 모티브다. 작가에게 담장은 단순한 건축적 구조물이 아니라 관계를 조직하고 거리를 만드는 장치로 기능한다. 

담장의 수평선이 그 위로 흘러내리는 나뭇가지의 선과 충돌할 때, 혹은 길가의 꽃과 버려진 스티로폼 박스가 하나의 구조를 이룰 때, 이러한 우연한 조우는 작가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은 경계, 분리와 연결이 공존하는 상태 속에서 조현정은 사물과 공간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의 형태를 읽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색채의 변화다. 이전 작업이 〈8월, 오후 7시 48분〉처럼 풍경 속 특정한 순간을 분 단위까지 포착하려는 태도에 가까웠다면, 최근작 〈12월, 오후 4시〉와 〈1월, 오전 9시〉는 그 시각의 빛과 공기, 감각이 지나간 자리를 가리킨다. 창살이 레몬빛으로, 풀밭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화면은 현실에서 출발하되 기억과 감각이 겹쳐진 결과다. 

전시 제목과 같은 작품 〈담장 너머의 숨〉 앞에서 관람객은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담장 너머의 ‘숨’은 살아 있는 것들의 희미한 기척인가, 아니면 오래도록 숨겨져 있던 것들의 흔적인가.

안과 밖의 구분이 유예된 자리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경계의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채 그 물음을 화면 위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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