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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호리아트스페이스, 송필 개인전 'TIME COLLECTED(수집된 시간들)' 개최

PPSS
2026.09.14
(PPSS 백현석 기자)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에서 10월 10일까지 송필 작가의 개인전 《TIME COLLECTED(수집된 시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송필이 2021년, 2024년에 이어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갖는 세 번째 개인전으로, 건물 외관과 테라스 설치 작업을 포함해 총 15점이 전시장 안팎에 걸쳐 소개된다. 

어딘가에 뿌리내리기를 갈망하면서도 결코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 존재, 작가는 그 쉼 없는 흐름 속에서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응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테인레스 표면에 새겨진 동심원이 두드러진다. 무겁고 단단한 금속이 유동하는 물의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선을 붙잡는다. 스테인레스 위에 남은 동심원은 물의 재현이라기보다, 물이 지나간 자리에 새겨진 흔적에 가깝다. 

바오밥나무를 형상화한 작품 또한 눈길을 끈다. 사막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굵은 밑동을 내리고 버티는 바오밥나무의 생명력은 작가 개인의 ‘뿌리내림’이라는 서사와 마주하며 작업의 주제로 자리잡았다. 3,300 여 개의 크리스털이 모여 이루는 나무 형상은 오랜 탐구와 시간이 함께 맺힌 결과로 남는다.

이번 전시에는 야광안료를 입힌 청매화와 홍매화 작업이 함께 소개되며, 어두워지면 각각 옅은 초록빛과 분홍빛으로 빛난다. 청매화의 뿌리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스테인레스 물결 위에 놓인다. 겨울 끝에서도 가장 먼저 피어나는 매화는 상실과 이주를 통과해 온 그의 작업 안에서 하나의 항수(恒數)처럼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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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선 자아' 유기주

일요시사
2026.02.12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가 작가 유기주의 개인전 'Hunting the unseen - Shadow Hunter'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신체적 감각이 무뎌지는 '감각의 진공 상태'를 마주한 이후 무너진 존재의 좌표를 다시 세우기 위해 치열하게 추적해 온 기록이다.

유기주는 회화, 영상, 조각, 도자기 등 다양한 매체의 실험을 통해 실존의 경계에 선 자아를 탐구한다. 세밀한 묘사 대신 자신의 숨결과 종이의 움직임을 조율하며, 우연과 통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현존을 증명하는 새로운 회화와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유기주는 손의 통제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들숨과 날숨, 그리고 신체의 움직임을 작업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흑연 가루를 물에 풀어 입김으로 형태를 잡고 양손으로 종이를 흔들어 물줄기를 분산시킨다. 이 과정에서 미처 녹지 못한 가루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독특한 질감을 형성한다.

'변상증(pareidolia)' 연작은 무정형의 흔적 속에서 대상의 실루엣을 포착하며 감각의 진공 속에서 잃어버렸던 존재의 형체를 다시금 식별해낸다. 이는 사진작가 만 레이가 빛의 회화적 반응을 통해 대산의 본질을 새롭게 발견하려 했던 시도와 맞닿아 있다. 관람객은 작가가 남긴 흑연의 심연 속에서 각자의 형상을 투영하는 능동적인 경험을 하게 한다.

이 같은 행위는 매체의 우연성에 기대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숨결의 속도와 종이를 기울이는 각도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작가의 치밀한 통제 의지가 서려 있다. 작가는 자신을 '종이와 혼연일체가 돼 왈츠나 탱고를 추는 무용수'에 비유하며 신체의 한계를 냉소하듯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 나간다.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끝내 살아남은 흑연의 흔적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우연마저 길들이려 했던 치열한 수행의 결과물이다.

전시는 2차원 평면 작업을 넘어 설치와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한다. 유기주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소한 사물들을 전시장에 배치하고 어둠 속에서 물체만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낮은 조명을 활용한다. 작은 사물들이 긴 그림자를 던지는 순간, 전시장 공간은 거대한 관람차와 롤러코스터가 교차하는 환상의 '놀이동산'으로 변모하며 대상의 위계는 전복된다.

유기주는 고정된 실체보다 그로부터 파생된 그림자에 집중함으로써 실재를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을 흔든다. 관람객은 시각의 경계가 무너지는 틈에서 자신의 심연에 따라 형상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동적인 존재가 된다. 작가가 명명한 '놀이동산' '심판' '노송'등의 제목은 모호한 심연 속에서 건져 올린 최소한의 좌표이자 관람객에게 건내는 유연한 해석의 길잡이다.

호리아트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로서의 작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패를 두려와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매체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생생한 현장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