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Gumgil’
Tale of JEJU by Nampyo, Kim
2020. 11. 19(목) - 12. 18(금)
그동안 ‘순간적 풍경’(Instant Landscape)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김남표(50) 작가가 새롭게 제주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번 기획 초대전의 제목은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이다.
제목의 ‘검질’은 길가나 수풀에서 흔히 만나는 ‘잡초 넝쿨’의 제주도
방언이다. 전시는 청담동 소재 아이프(대표 김윤섭)와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다.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은 30개월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온 특별한 프로젝트이다. 김남표 작가는 지난 2018년부터
제주도를 오가며 새로운 작품세계의 확장을 모색하던 차에,
지난해에는 1년 간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몸으로 체감한 감흥을 화폭에 옮겼다. 거친 굉음이 온종일 떠나지 않는 거대한 채석장부터, 온몸을 모기에 물어뜯기며 이름 모를 수풀(검질)
속을 뒤졌으며, 특수 제작한 이젤을 들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여명과 낙조의 이미지에 심취했다.
전시에는 유화작품 30여점(파스텔 기법 3점 포함)을 선보인다.
우선 3층 호리아트스페이스는 10호에서 150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20여점으로 구성된다. 기본적으로는 제주의 검질 풍경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김남표의 시그니처 중의 하나인 호랑이와 표범 혹은 얼룩말이 함께 등장한다. 이전과 다른 점은 이번의 배경들은 상상에 의존하기보다는 제주에서 보고 느낀 풍경을 기초로 했다는 점이다.
4층 아이프라운지에서는 8점을 선보이며, 세부 구성은 210조각으로 이뤄진 특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림명상스튜디오에는 검질, 노을, 사슴 등이 등장하는 작품 3점이 배치되어 ‘명상을 통한 내면바라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라운지 홀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셀(cell) 시리즈’ 대형작품 3점이 관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에서 ‘셀(cell) 시리즈’ 대형작품 3점은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에 회심의 역작으로 꼽힐 만하다. 크기도 그렇지만, 작품의 제작공정이나 마무리와 설치과정까지 일반 작품들과는
비교되지 못할 정도의 공력이 들었다. 특히 정형화된 풍경이나 상황을 감상자의 의지로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작품이란
점에서 더욱 남다르다.
김남표 작가는 ‘셀(cell) 시리즈’에 대하여 “화가의 그림은 창작자 입장에선 비계획적이고 예정된 길에서 이탈된 상황들이 수용되기 마련이다. 그 부분들을 좀 더 감상자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상자가 저 조각들을 상상으로 옮겨 보는 일들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작품을 바라볼 때, ‘아, 저 그림들은 자유롭게 옮길 수도 있겠다.’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면,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의 감정을 보다 친밀하게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획: ㈜아이프 아트매니지먼트 대표 김윤섭
*주최: 아이프, 호리아트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