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김명주 기획초대 개인전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

2023. 11. 1(수) - 11. 25(토)

(일/월 휴관) 

11월을 맞아 호리아트스페이스는 아이프미술경영과 함께 김명주 작가의 기획초대전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을 개최합니다. 전시 제목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의 음악에서 차용된 것입니다. 힘이 넘치는 이 음악은 독일의 서정시인 리하르트 데멜(Richard Dehmel)의 연작시 중 하나인 「정화된 밤」에 쇤베르크가 곡을 붙인 현악 6중주곡으로 유명합니다. 


김명주 작가는 지난 ‘아트부산 2023’ 호리아트스페이스 부스에 메인 작가로 참여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된 바 있습니다. 특히 호리아트스페이스 부스는 월간미술이 선정한 ‘아트부산 2023 베스트 부스 5’에 선정되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명주 작가는 일상적인 재현을 벗어난 감각적 형상의 독창적인 도예작품을 선보입니다. 흙이 지닌 고유한 물성을 직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그녀를 ‘흙의 통역사’로 만들어줍니다. 어떠한 형상이나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작품들에서 미묘한 자유로움의 기운이 넘쳐납니다. 


“최근 릴케를 읽었는데, ‘고통은 존재의 원석’이라고 합니다. 태어나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상실감, 닥쳐오는 어둠들, 그리고 더 나아가 정화되어 가는 과정까지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김명주의 작품에서는 깊은 내면에 집중해 새 생명력을 불어넣는 호흡까지 느껴집니다. 격정적이면서 동시에 열정적이고 간절함이 스민 작업은 온몸에 시의 영감과 음악의 선율을 흐르게 합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장 심상용 교수는 “김명주는 천 개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믿기 어려울 만큼 각기 상이한 표정, 존재성의 다양한 층위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지닌 얼굴들이다.”라고 평했습니다. 작가의 손끝을 거쳐 고온의 가마로 들어가 유약이 흘러내리며 드러난 내면의 형태들과 더불어 이들이 모여 이루는 또 하나의 내면 풍경을 이번 ‘정화된 밤’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주최/기획:  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미술경영

* 후원:  원메딕스인더스트리 

Past

강민수ㆍ박성민 
《도자이상(圖瓷二想) - 도자기와 그림에 대한 두 생각》 
Two Different Discernments: Kang Min Soo & Park Sung Min on Ceramic


2023. 11. 1(수) - 11. 25(토)

9월은 연중 가장 뜨거운 아트마켓 시즌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와 세계적인 명성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동시에 열려 많은 미술 애호가를 설레게 한다. 특히 때마침 한국을 찾는 해외의 아트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로 인해, 국제적인 시각에서 한국 미술이 크게 주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의 독창적 감성을 지닌 현대미술의 비전을 다양한 시선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시원은 전통적 미감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 전통미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어갈 것인가 하는 점은 수많은 예술가의 숙원과제였다. 호리아트스페이스의 9월 기획전《도자이상(圖二想)-강민수ㆍ박성민 2인전》도 그 해법을 찾아보는 연장선에서 준비됐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이번 두 명의 작가는 ‘도자기’를 서로 다른 관점의 조형론으로 해석한 사례를 보여준다.  


우선 강민수(1972~) 작가는 전통미 풍만한 달항아리를 특유의 현대적 감성으로 해석해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작게는 40~50cm, 크게는 60cm 이상으로 순백의 깊이를 더해 우리의 감성을 사로잡는다. 특히 강민수 작가는 20년 넘게 전통적인 장작가마를 고집하며, 달항아리가 지닌 검박한 절제미의 해석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달항아리는 해외 유명 인사나 청와대, 대한항공, 다이소 본사 등 여러 곳에 소장되어 사랑받고 있다.  천재 미술가 백남준이 ‘달은 그 옛날의 텔레비전’이라고 말했듯, 강민수의 달항아리 역시 신묘한 아름다움의 상상력으로 친근함을 더한다. 겉보기에 비슷비슷한 달항아리지만 ‘강민수 달항아리’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니듯 남다른 조형미를 자랑한다. 조선시대 전통적 제작 기법을 따르되, 현시대의 감성까지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가령 전국을 돌며 최적의 흙을 찾아낸 후 수많은 실험을 거쳐 도자기를 완성해 낸다. 평범한 도자가 그의 손을 거쳐 ‘마치 심연의 소우주를 만난 것처럼 심오한 울림을 전해준다’라는 평을 얻고 있다. 가장 단순한 조형어법인 형상과 공간, 비움과 채움, 색즉시공(色卽是空)이 강민수 달항아리 한 몸에 배어 있는 셈이다.  


박성민(1968~) 작가는 ‘아이스캡슐(Ice Capsule) 회화’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줄곧 ‘얼음’과 ‘식물’ 그리고 ‘도자기’ 세 가지 소재로 구성된 작품을 선보였다. 2000년 초반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 부문 대상,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신사임당 미술대전 대상 등을 연이어 휩쓸며 미술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깔끔한 청화백자에 담긴 얼음과 녹색 식물의 대비가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투명한 얼음 속에 식물이 자라는 듯한 모습은 사뭇 극사실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현실에선 만날 수 없는 가상의 비구상 설정이다.  도자기에 담겨 얼음을 뚫고 솟아오르는 식물의 강렬한 생명력은 ‘삶도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이번에는 도자기의 속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도자기 표면의 질감을 추상적 이미지로 옮긴 크고 작은 신작들이 대거 선보인다. 마치 한없이 펼쳐진 미지 행성의 지표면 혹은 갓 태어난 원시적 대지를 만난 듯 신비롭게 다가온다. 극사실과 추상의 기묘한 접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초창기부터 고체, 액체, 기체 등 물질의 삼태(三態)를 한 화면에 담아내고자 집중했다. 그림의 중심 매개체로 얼음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도자기 역시 같은 속성으로 해석될 만하다. 고체인 흙이 물을 만나 액체가 되고, 다시 불을 만나 기체가 빠져나간 후 남은 게 도자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작은 그 도자기의 표면을 클로즈업해 추상적 이미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번《도자이상(圖二想)-강민수ㆍ박성민 2인전》의 출품 작품은 벽면과 공간으로 구분해 설치된다. 평면 작품을 출품한 박성민의 작품들은 벽면에 설치된다. 10호 크기의 소품부터 100호 이상의 대작까지 20여 점을 선보인다. 도자기 표면을 극사실 기법으로 재현한 작품들은 마치 여러 시간대 찰나의 풍경을 포착해 벽면에 수집해 놓은 것 같다. 늦은 밤이나 새벽 혹은 이른 아침, 눈과 비안개가 화면을 가득 메운 듯하기도 하다. 그 앞에 강민수의 달항아리가 무심히 놓여 있다. 하늘의 둥근 보름달을 잠시 빌려 내려놓은 듯, 서정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강민수의 달항아리는 전시장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유려한 관람 동선을 유도해 준다. 크고 작은 달을 분기점 삼아 징검다리를 건너듯,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가득 상서로운 기운으로 풍만해진다.


여기에 아주 특별한 또 하나의 작품이 추가됐다. 강민수와 박성민 작가의 작품을 ‘예술적 감각이 깃든 디저트’로 유명한 우나스(UNAS)가 합류해 또 한 번 변모시킨 아트콜라보 작품이다. 서로 다른 시선으로 도자기를 재해석한 두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우나스 이은아 총괄 쉐프가 재해석한 달항아리 케이크이다. 또한 그 표면에 박성민 작가가 직접 회화적 터치를 가미해 완성도를 더했다.  마침《도자이상(圖二想)》전 기간에 한가위를 품고 있다. 보름달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기운까지 전해준다. 달항아리 도자를 두 가지 시선으로 재해석한 강민수와 박성민의 작품들 역시 풍만한 가을이 전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주최/기획:  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미술경영

* 후원:  원메딕스인더스트리

* 협업: 우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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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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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 Artists

Kang Min Soo

강민수, (1972-)

Park Sung Min

박성민, (1968-)